KIPA INSIDE
INTERVIEW
TECH
PRODUCT
STORY
EVENT
KIPA INSIDE
INTERVIEW
TECH
PRODUCT
STORY
EVENT
닫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TECH 2

미래의 쇼핑이란 이런 것!

상품이 고객을 알아본다고?
리테일테크

# 리테일테크
# Retail Tech
# R-Tech

수년 전부터 해외에서는 오프라인 기반의 소매점들이 몰락하는 현상을
‘유통의 종말(The Retail Apocalypse)’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전통적 소매점들이 빠르게 몰락해감에 따라 이를 타개할 방법 중 하나로
‘리테일테크(Retail Tech 또는 R-Tech)’가 주목 받고 있다.


안면 인식부터 손바닥 정맥까지

리테일테크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유통산업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기존 유통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혁신함을 의미한다. 리테일테크 분야는 결제, 개인화, 쿠폰, 매장 관리, 택배, 광고, 멤버십, 마케팅 및 CRM, 매장 방문자 분석, POS, 상품 추천, 소셜미디어 연계 등 다양하다.
최근 들어 마트, 편의점 등의 소매점에서는 고객의 결제수단을 다양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굴, 목소리, 정맥, 홍채 등 사용자 고유의 생체정보를 인식해 간편하게 결제하는 서비스로, 이들을 묶어 ‘바이오페이(Bio Pay)’라고 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2017년 전 세계 최초로 안면인식 결제를 상용화했다. 알리페이는 항저우의 KFC 매장에서 시작해 점차 안면인식 결제가 가능한 매장을 늘려 나가고 있으며, 3D 적외선 심도 카메라와 특유의 바이오 알고리즘을 통해 안면인식 정확도가 99.9%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생체인식 기술은 결제뿐만 아니라 고객을 인식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사용된다.
중국의 유명 검색엔진 업체이자 최근 인공지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바이두는 제휴 매장에서 고객의 얼굴을 인식해 성별, 연령, 표정 등을 분석한 후 메뉴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롯데카드와 세븐일레븐이 협력해 손바닥 정맥을 인증해 결제하는 핸드페이를 선보였다. 핸드페이는 손바닥의 정맥에 흐르는 혈액 속 헤모글로빈 패턴으로 사람을 인식한다. 그런데 IT 업계에서는 생체정보 해킹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비밀번호는 해킹을 당할 경우 변경하면 되지만, 생체정보는 특정 개인의 변경 불가능한 고유 정보이기 때문에 해킹 당할 경우 영구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킹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생체정보를 한 기관에 보관하지 않고 여러 기관에 나눠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만 불러와 사용하는 방안 등 여러 대응책이 나오고 있지만, 100% 완전한 보안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생체인식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술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특허청에 따르면, 생체인식 기술 관련 전 세계 PCT 국제출원 공개 건수는 2017년 421건이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수치다. 출원 상위 기업은 삼성, 인텔,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히타찌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관심 갖는 물건을 스마트 센서로 감지

이탈리아의 유명 마트 체인 ‘쿱(Coop)’은 식료품 매대에 스마트 거울을 설치한 미래형 마트를 선보였다. 고객이 식료품에 근접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해당 식료품의 원산지, 제조 및 유통 과정, 레시피, 할인내역 등을 쿱의 스마트 거울에 표시해준다. 이를 통해 고객은 기존 마트에서 얻지 못했던 각종 유용한 정보를 손쉽게 취득할 수 있으며, 마트 입장에서는 고객의 신뢰 증대와 더불어 마케팅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혁신적인 미래형 소매점은 중국 상하이에서 선보인 ‘모비마트(Moby Mart)’다. 모비마트는 일종의 무인 편의점으로,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에 자율주행자동차를 합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모비마트는 식료품을 비롯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여러 물품들을 싣고서 혼자 거리를 이동해 장사를 한다. 또한 방문하는 고객을 인식하고 고객의 장바구니를 파악해 고객이 점포를 떠날 때 신용카드 결제를 자동으로 처리한다. 무인 매장이면서 매장 자체가 이동한다는 점에서 아마존의 무인 매장 ‘아마존 고(Amazon Go)’보다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대응할 미래지향적 방안

다만, 모비마트처럼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무인 편의점은 자율주행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도로 주행과 관련된 법제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술뿐만 아니라 법제도, 사회적 합의 등 여러 선결 과제들이 존재한다. 모비마트 사례에서 보듯 이제 유통산업의 업태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유통 산업과 IT 산업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모든 것이 융합되고 있으며 그런 관점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법제도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온라인 쇼핑몰에 고객들을 지속적으로 빼앗기고 있는 소매점 입장에서는 리테일테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매력적인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고객을 지키고 새로운 고객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리테일테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리테일테크가 생존을 좌우할 중요한 도구라는 건 명백하다.



글. 류한석(IT 연구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 고려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 석사 학위 후 컴퓨터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소프트뱅크미디어랩 소장을 거쳐 현재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으로 IT와 문화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플랫폼, 시장의 지배자>, <아이패드 혁명(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