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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

스브스뉴스를 공동기획한 SBS 하대석 기자

나를 미디어로 성장시키는
5단계 전략

# 아이디어발상법
# 내가곧미디어
# 공감콘텐츠
# 협업의힘

2015년 초 시작된 국내 최초의 카드뉴스.
SBS ‘스브스뉴스’는 국내 최초 전통 미디어의 소셜미디어 성공 사례로 꼽힌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발상하고, 만들고, 나아가 수익모델을 갖춘 미디어로까지 성장시키는 과정은
발명의 프로세스와도 닮았다. 어떻게 스브스뉴스는 밀레니얼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는 뉴스 플랫폼이 되었을까?
스브스뉴스를 공동 기획한 SBS 하대석 기자를 만났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잖아요.
어떻게든 해결된다고 믿고 방법을 찾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더라고요.
세상에 수많은 발명품들이나 유용한 것들 또한 다 그런 과정을 거쳤잖아요.
누가 그것을 만들었냐 하면 된다고 믿고 끝까지 한 사람들이었죠.

일상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기록 매니아

“발상을 잘 못한다는 건 기록을 못한다는 이야기고, 역으로 말하면 기록을 잘하는 사람 중에 발상을 못하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요.”


“스브스뉴스의 수많은 콘텐츠들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이다. 스스로 ‘기록 매니아’라고 말하는 하대석 기자는 아이디어 발상을 잘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으로 기록을 이야기했다.


“계속 아이디어 싸움인 일을 하다 보니, 언제 아이디어 발상이 잘되는지 관찰을 했어요. 첫 번째는 일상생활을 기록하는 거더라고요. 엄청 재밌거나 엄청 감동적이거나 내 심장을 꿈틀거리게 하는 그 무엇이든 기록하는 거죠. 내 가슴이 철렁거리면 거기에는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 에너지를 사라지지 않게 하는 건 기록밖에 없죠. 그러면 뭔가 짜내려고 할 때보다 생활 밀착형적인 아이디어가 잘 나와요.”


기록으로만 남겨져 있으면 의미가 없다. 아이디어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기록한 소스를 가지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대화 속에 항상 답이 있더라고요. 특히 긴장이 풀어진 상태에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한데요. 무의식적인 게 튀어나와야 하거든요. 편안하게 대화하다 보면 상대방의 리액션을 관찰할 수 있어요. 상대방의 격한 반응, 눈이 갑자기 커진다거나 놀란다거나 탄성을 지른다거나 그런 지점을 모아서 발전을 시킵니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 생각이 섞이면서 빅뱅 같은 새로운 관점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협업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고3 수능 시험 후 수험생들에게 “잘 봤냐?”는 말 대신 “고생했어” 말하며 격려해주는 캠페인’
‘폐경이 된 엄마에게 폐경이 아니라 완경이라는 단어를 알려주는 딸의 이야기’
‘한 대학교의 환경미화원과 경비원들이 자신들의 해고를 막아준 학생들을 위해 김장 행사를 준비한 이야기’...

수백 만 명의 가슴을 울리며 공유가 된 스브스뉴스의 콘텐츠들은 이러한 기록과 대화, 협업의 과정에서 나왔다.
‘한국의 몰디브’ 드위트리 펜션 마케팅에서 배우다

하대석 기자는 2004년 SBS에 입사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 뉴스추적에서 탐사보도를 배웠고, 이후 경제부와 문화부를 거쳤다. 하루하루 돌아볼 새도 없이 ‘통조림’ 만들듯 뉴스를 만들었다. 그가 뉴스 기자로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 것은 2011년부터 부모님을 도와 펜션을 지으면서였다.

강원도 정선의 첩첩산중, 아버지가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잘못 투자한 땅에 무엇이라도 해야 했고, 그것이 펜션을 짓는 일이었다. 펜션의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그 모든 것을 발로 뛰며 해나갈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 2012년 문을 연 방 8개짜리의 작은 펜션은 ‘한국의 몰디브’라 불리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다. 20, 30대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으로 1년 전부터 성수기 예약은 거의 끝났고, 영화, 드라마, 광고 촬영지가 되고, 기업의 제휴 요청도 잇따랐다.

“사실 놀라울 만큼 많은 기자들이 독자와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을 안 해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저는 고객의 마음을 잡지 않으면 집안이 망하는 상황을 겪었잖아요. 펜션을 할 때 고객 입장에서 모든 것을 해야만 잘된다는 체험을 하고 나서는 뉴스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라는 걸 깨닫게 된 거죠.”


2010년 초반, 점차 젊은층이 TV 뉴스에서 떠나던 시절이었다. SBS에서는 SBS뉴스를 온라인으로 유통시키기 위해 뉴미디어부를 만들지만, 전통 미디어의 방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콘텐츠들은 여전히 젊은층의 호감을 끌지 못했다.

하대석 기자는 펜션을 만들며 느낀 깨달음을 접목시켜보고자 뉴미디어부서에 지원, 그곳에서 만난 선배 권영인 기자와 스브스뉴스를 기획한다. 스브스는 젊은 네티즌들이 SBS를 부르던 별명. 친근한 이름으로 눈높이를 낮췄고, 전달 방식도 딱딱한 서술형의 글이 아닌 카드뉴스라는 형식을 택했다. 그전에도 카드뉴스라는 형태는 있었지만, 카드뉴스라는 브랜드를 입혀 뉴스 형식으로 전달시킨 것은 스브스뉴스가 처음이었다.

‘20대 타깃 뉴스’를 만들기 위해 20대의 인턴들로 팀을 꾸리고, 철저하게 20대 위주의 제작 시스템을 꾸렸다. 그가 펜션을 마케팅하면서 체화한 고객 중심 사고를 그대로 뉴스 콘텐츠 제작 시스템에 적용한 것이다.

“항상 20대의 투표를 거쳐 어떤 아이템을 할지 결정했어요. 20대 인턴들이 발제하고 그 친구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는 주제에 집중했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결과와 직결돼 있더라고요. 만드는 사람들끼리 폭발적인 반응이 있으면 나갔을 때도 폭발적인 반응으로 확산이 되었어요.”


20대들이 직접 만드는 뉴스는 어렵고, 재미없고, 딱딱한 것이 아니었다. 뉴스의 주제에는 제한이 없었고, 웹툰, 패러디, 상황극 등 그 내용을 담는 형식 또한 무엇이든 실험했다. 제작자들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담긴 콘텐츠들은 수백만이 읽고 공유하는 열광적 반응으로 이어졌다.
스스로 미디어가 되라

하대석 기자가 드위트리 펜션을 마케팅하면서 얻은 귀중한 경험은 “펜션도 하나의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몰디브풍 풀빌라 펜션은 여름에는 호황이었지만 겨울에는 비수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풀장을 얼려서 ‘국내 유일 아이스링크 펜션’을 만든다. 또 봄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호숫가 웨딩 콘셉트’로 펜션을 꾸민다. 그 콘텐츠에 공감하는 고객들은 그것을 자신의 채널에 퍼날랐다.

“공유할 가치가 있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생산이 되면 그게 미디어가 되는 거더라고요. 상품을 판다고 하면 광고 홍보비가 드는데 이 상품의 콘텐츠를 퍼뜨리자 라고 관점을 바꾸니까 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홍보가 되었어요.”


더 나아가 기업의 제휴 요청 등으로 부가 수입도 생겼다. 스브스뉴스 또한 ‘기업과 함께 공익 캠페인을 하는 형태’의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그는 “무엇을 만들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미디어라는 관점으로 확장시켰을 때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미디어로까지 발전하는 과정을 정리해 하대석 기자는 ‘아이 엠 미디어(I am media) 5단계 방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공감할 수 있는 철학을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 세상에 이렇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 본심에서 우러나오는 철학을 정립하는 거죠. 그다음에 그 철학과 관련된 것 가운데 자기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합니다. 세 번째로 그 기록을 정리해 홈페이지에 큐레이션을 하고, 그 콘텐츠들을 유튜브든 페이스북이든 최대한 퍼트립니다.
그러면 내 철학에 공감해서 오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그분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 커뮤니티가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참여하는 팬이 1000명을 넘으면 그 비즈니스는 성공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봅니다.”


하대석 기자는 2018년 12월, 스브스뉴스에서 SDF(SBS D 포럼)팀으로 소속을 옮겼다.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였다. SDF팀은 미래 이슈를 연구하고, 미래에 우리가 함께 잘살기 위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곳이다.
드위트리 펜션의 성공, 100만 구독자를 만들어낸 스브스뉴스, 미래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도전... 매 순간 맨땅에서 시작해 세상이 놀라는 그 무언가를 만들어왔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문제는 반드시 해결될 거라 믿고 방법을 찾아 나서는” 그의 마인드였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잖아요. 어떻게든 해결된다고 믿고 방법을 찾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더라고요. 세상에 수많은 발명품들이나 유용한 것들 또한 다 그런 과정을 거쳤잖아요. 누가 그것을 만들었냐 하면 된다고 믿고 끝까지 한 사람들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