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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IP

스마트폰의 미래 ‘폴더블폰’ 기술 경쟁

접어라, 펼쳐라,
더 큰 화면으로

# 폴더블폰
# 스마트폰의미래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이슈인 폴더블폰은 말 그대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으로, 펼쳤을 때 화면이 커지기 때문에 모바일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폴더블폰은 아이폰 출시 이후 10년 만의 모바일 혁신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태만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폴더블폰 기술 경쟁은 어디까지 왔는지, 그 기술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삼성전자가 2019년 2월 공개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화면 전쟁이 불러온 아이디어

2007년 탄생한 아이폰은 혁신 아이콘이었다. 특히 화면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물리적 키보드를 없앤 건 스마트폰 시장을 바꾼 획기적인 조치였다. 그 덕분에 통화기기였던 휴대전화가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었다.

그때 이후 10여 년 동안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화면 경쟁’이었다. 애플에 선수를 빼앗긴 안드로이드 진영은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반격했다. 애플이 3.5인치를 고수할 때 삼성전자는 5.3인치 패블릿을 내놨다. 이 전략은 시장에서 보기 좋게 맞아 떨어졌다. 결국 애플도 고집을 꺾고 아이폰 화면을 키웠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 전쟁은 한계가 있었다. 너무 키우면 휴대성이란 또 다른 장점이 훼손된다. 대화면 경쟁이 6인치 수준에서 멈춘 건 그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그 수준에서 만족할 수 없었다. 휴대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태블릿 수준으로 화면을 키울 방안을 계속 고민했다. 그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화면을 접는다’는 새로운 접근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폴더블폰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다. 화면 전쟁을 하는 순간부터 이미 예견됐던 수순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폴더블폰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국 IT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1년경부터 접을 수 있는 태블릿 연구 작업을 진행해 왔다. 화웨이 폴더블폰인 메이트X의 근간 기술인 팔콘 윙(Falcon Wing) 힌지 역시 3년 전부터 매달렸던 기술이다.



화웨이 5G 폴더블폰 '메이트X'. 삼성 갤럭시 폴드가 안으로 접는 방식이라면,
화웨이는 바깥으로 접는 방식을 택했다.
사진= 화웨이


삼성과 화웨이의 상반된 접근 방식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업계의 10년 고민을 해결해줄 기대주다. 접고 편 덕분에 휴대성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화면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갤럭시 폴드는 7.3인치, 화웨이 메이트X는 8인치까지 구현할 수 있다. 완벽한 폴더블폰 구현에 성공할 경우 혁신이 사라진 스마트폰에서 오랜만의 혁신 사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 혁신의 승부처는 역시 ‘접고 펴는 기술’이다. 이 기술에선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뚜렷하게 상반되는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는다. 반면 화웨이 메이트X 바깥으로 접는 방식을 택했다.

삼성의 인폴딩 기술과 화웨이의 아웃폴딩 기술은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 안으로 접을 경우 화면을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바깥으로 접는 방식은 화면 활용도가 높다. 펼치지 않고서도 화면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공개한 접는 디스플레이 특허 기술. 사진= 미국 특허청


애플과 구글이 공개한 특허 기술

제3의 길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아직 폴더블폰을 내놓지 않고 있는 애플과 구글이다. 애플은 최근 디스플레이를 안팎으로 모두 접을 수 있는 특허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이 구현될 경우 현재까지 나와 있는 제품들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구글은 아예 앞뒤로 두 번 접는 방식을 특허 출원했다. Z-폴딩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작게 접으면서도 화면 크기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특허 기술도 눈에 띈다. 이 특허 기술은 세로로 긴 쪽을 절반 접을 수 있는 방식이다. 덮개가 있는(clamshell) 예전 폴더폰을 연상케 하는 방식이다. 또 이 기술은 화웨이처럼 화면이 바깥에 배치되도록 하는 디자인으로 돼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모토로라가 공개한 특허 기술도 스마트폰 이전 유행했던 폴더폰과 비슷한 모양이다.


“온도가 낮을 때 특정 부위를 따듯하게”

최근 애플이 공개한 특허 기술은 “주변 온도가 낮을 경우 특정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따뜻하게 해주는 특정 부위는 물론 힌지다. 열을 가해줌으로써 힌지와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좀 더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접는 방식과 함께 두 화면을 이어주는 경첩 역할을 하는 힌지(hinge)도 폴더블폰의 핵심 기술이다. 패널 중간에 설치돼 접고 펼치는 데 도움을 주는 이음새이기 때문이다. 폴더블폰의 힌지는 접고 펴는 역할뿐 아니라 충격 완화 기능까지 갖춰야 한다.

폴더블폰의 힌지는 내구성이 중요한 경쟁 포인트다. 일반적으로 노트북PC에 사용되는 것보다 10배 정도 더 튼튼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노트북PC와 달리 화면 중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두께가 얇으면서도 깔끔한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특허 기술들이 소개되고 있다. 애플은 기온이 낮을 때 디스플레이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갤럭시 폴드 실제 구현 모습. 사진= 삼성전자


폴더블폰 최대의 숙제는?

물론 폴더블폰 제작 업체들은 내구성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면서 “20만 번 이상 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구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폴더블폰의 힌지 부분에 대한 의구심은 걷히지 않고 있다. 화면 중간을 접었다 폈다 하는 것 자체가 디스플레이와 힌지에 모두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해 말 공개한 특허는 이런 의구심을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삼성의 새 특허는 손목밴드 모양으로 접히는 힌지 기술과 관련한 기술이다. 한쪽 방향으로만 접을 수 있긴 하지만, 여러 개 핀들로 지탱해주기 때문에 내구성 면에선 강점이 있는 기술이다.

혁신적인 특허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힌지는 아직까진 폴더블폰 대중화와 대량 생산의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무엇보다 폴더블폰에 적합한 품질의 힌지를 대량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 역시 만만치 않은 편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깔끔하면서도 좀 더 저렴한 힌지를 확보하는 건 앞으로 폴더블폰 경쟁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폴더블폰 경쟁은 화면을 원활하게 펴고 접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접는 방식과 힌지가 최대 경쟁 포인트로 대두되는 건 그 때문이다. 내구성과 깔끔한 외양을 겸비한 힌지 생산은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외에도 열고 닫을 때 여러 디스플레이에서 보이는 화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또한 폴더블폰의 상용화를 위해 폴더블폰에 특화된 운영체제, 앱 등 기존 폰과 차별화된 경험과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하느냐도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글.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2000년 3월 창간한 정보기술(IT) 전문 온라인 미디어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지디넷코리아’에서 ‘김익현의 미디어 읽기’라는 칼럼을 통해 미디어 시장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