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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2

배우이자 발명가, 이시원
‘발명의 매력’을 말하다

배우 이시원이
발명을 멈추지 않는 이유

# 발명의매력
# 특허
# 산업재산권

작년 말 인기리에 방영됐던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알려진 배우 이시원.
이시원씨는 산업재산권 10개(특허 1, 실용신안 5, 상표권 3, 디자인특허권 1)를 보유한 발명가이기도 하다.
지금도 특허 출원을 위해 심사 중인 것이 있을 정도로, 항상 무언가를 만들고 특허에 도전한다.


불편함을 느끼면, 무조건 개선할 점을 찾는 습관

이시원씨가 처음으로 실용신안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때였다. ‘뒷굽의 구부림이 가능한 스케이트’를 고안한 것이다. 발목의 피로를 줄여주고 다양한 동작의 스케이팅이 가능한 스케이트다.


“제가 초등학교 때 롤러스케이트가 유행이었어요. 근데 발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왜 그럴까? 고민하다 보니까 신발은 걸을 때 구부러져서 아프지 않는데, 이건 구부러지지 않아서 불편한 거더라고요. 이것도 신발처럼 구부러지면 동생과 더 재밌게 놀 수 있겠다 싶어서 개발하게 됐어요.”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이시원씨는 일상에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낫게 만들 수 있을까? 뜯고, 다시 조립해보고, 이것저것 섞어보고... 그렇게 많은 발명품들을 고안했다.

어느 날은 ‘앰플병을 딸 때 유리 파편이 체내에 유입돼, 환자가 괴사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엠플병의 유리 파편 유입 방지 장치’를 생각했다. 유리 파편과 유리 가루의 내부 유입을 방지할 수 있는, 실리콘 방어막을 넣어서 앰플 병에 설치한 것이다.


‘밀봉이 용이한 쓰레기봉투’, 피자를 손쉽게 떼어낼 수 있는 장치인 ‘피자 분할대’, 수정 테이프 형식의 매니큐어 지우개 특허도 일상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발명노트

청각 장애인들은 입모양을 보고 알아듣는데, 공사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알아듣지 못할 텐데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그런 고민에서 ‘안전한 누드 마스크’도 만들었다.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백화점 등에서 음식 판매원들이 쓰는 투명 마스크로 발전했다.


“조금만 변형하면 서로 행복해질 수 있는 게 많아요. 투명 마스크 때문에 서로 웃으면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거잖아요. 실용신안으로 아이디어를 올린 후에 기간이 만료되면, 공개가 되거든요. 그 아이디어를 보고 누군가 더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세상을 조금 더 낫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거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것에 감사하죠.”


이시원씨가 어린 시절부터 발명을 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아버지 또한 “죽기 전에 세상에 도움 되는 10가지의 발명품을 남기고 싶다”는 것이 꿈일 정도로 수많은 시도와 발명을 해온 발명가였다. 아버지는 물리학을 전공한 후 원자력 관련한 사업을 하는데, 원자력 기술 분야에도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호기심 많고 무언가를 만들기 좋아하던 딸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어린 딸에게 발명노트를 만들어주었다. 그때그때 떠오른 불편함이나 생각들은 모두 발명노트에 적었다. 아버지와 토론을 하며 더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그러면서 점점 발명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저한테 발명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하고 똑같아요. 사랑의 정의는 다양한데, 저한테 사랑은 상대방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거예요. 그런 사랑의 표현들이 문명을 이루게 하고 발전시켜왔잖아요. 발명은 전 세계의 모든 인간에게 건네는 사랑의 말 같아요.”


생활의 불편함을 계기로 하게 된 또 하나의 도전은 구두 디자인이었다. 발이 너무 작아 기성화를 신기 어려워서 시도하게 된 것이다. 디자인 특허를 낸 것은 ‘구두용 뒷굽’인데 위는 두껍게 아래는 얇게 해서 편안하면서도 여성미를 극대화했다. 지금은 한남동에 구두샵을 오픈해 구두 디자이너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연기와 발명은 닮았다

이시원씨는 2012년 KBS 드라마 ‘대왕의 꿈’으로 정식 연기자로 데뷔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던 게 계기가 됐다.

그 이후 tvN 미생, SBS 애인 있어요, KBS2 뷰티풀 마인드, 슈츠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작년 말 방영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주인공 유진우(현빈)의 전 아내이자, 유진우의 라이벌 차형석(박훈)의 아내 이수진 역을 맡아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발명과의 공통점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연기와 발명 둘 다 어느 정점에 다다르면 예술이 되는 거 같아요. 저는 새로운 걸 창조하고 감동을 주는 걸 예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좋은 아이디어를 볼 때 감탄할 때가 있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 그런 감동을 준다는 데서 발명품은 하나의 예술이죠. 또 좋은 작품을 보면 전율이 흐르잖아요.”

“예술이 되려면 모두 밑바닥에는 사랑과 공감이 베이스가 되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해야 할 것이 사랑과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역을 맡을 때도 늘 폭을 열어놓으려고 노력해요. 어떤 배역도 다른 건 있지만 틀린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을 진정으로 바라보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져요.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발명이 나오는 것처럼, 진정한 연기도 그렇게 사랑과 공감을 할 때 나오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저도 성장하고 있는 거 같아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발명가들에게 감사를

이시원씨는 올해 7월에 방영 예정인 KBS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준비 중이다. 이 드라마에서 맡은 배역은 따듯한 마음을 가진 정신과 의사. 작품이 끝나면 더 많이 성장해 있을 거 같아 기대하는 중이다.

연기 생활 틈틈이 지금도 계속 발명을 이어간다. 일상에서 개선하고 싶은 것,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최근 특허 심사 중인 것은 ‘치킨무를 깔끔하게 뜯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특허다.

개선해야 할 게 보이면 어린 시절부터 그래왔듯이 지금도 계속해서 문제 해결을 고민하며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실패도 많이 경험하지만 그 도전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명특허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우선 지금 발명을 하고 계시고, 발명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우리의 내일을 만들어가는 분들이잖아요. 덕분에 우리 일상이 행복하고 경이로 가득 차 있잖아요.
한번 사랑을 해본 사람은 계속해서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처럼,
저도 마찬가지 같아요.
한번 발명의 맛을 본 이상 어려워도 평생 발명을 하고 살 거 같습니다.
저의 사랑의 흔적을 세상에 남기고 가면 행복할 거 같아요.
저도 그러기 위해서 노력할 테니 같이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