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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빛나는 아이디어들

이게 초등학생의 발명이었다고?

# 예측가능신호등
# 장수의자
# 따듯한발명품

오늘 횡단보도 몇 번 건너셨나요? 우리 생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 중 하나인 횡단보도.
그 곁에 누군가가 낸 따듯한 아이디어들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횡단보도에서 빛나는 따듯한 발명품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횡단보도를 향해 가는데 신호등이 바뀌었습니다.
뛸까 말까?
그때 녹색불이 얼마만큼 남았는지 알려주는
표시기는 유용한 역할을 합니다.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예측 가능한 신호등,
그 시작이 바로 20년 전
한 초등학생의 아이디어였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학교 근처 횡단보도에서 녹색불이 계속 깜빡거려 빠른 걸음으로 건너가는데, 그만 신호등의 불빛이 빨간불로 바뀌어 교통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그때 녹색불 진행 정도를 알 수 있는 신호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1999년, 당시 목포 용호초등학교에 다니던 서대웅군은
그런 생각을 했고, 직접 발명품을 만들었습니다.
전파상을 다 뒤져, 어렵사리 신호등에 들어갈 집적회로(IC) 같은 것을 구해 만든 것입니다.
‘순간순간 예측이 가능한 편리한 신호등’으로
1999년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 출품했고,
대통령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한 초등학생의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작은 시도가
오늘날의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신호등’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횡단보도 신호기 등
기둥 밑단에 지난 4월, 노란 의자 하나가 설치됐습니다.
평소에는 접혀 있다가 원할 때 펴서
앉을 수 있는 접이식 의자인데요.
일명 ‘장수의자’.
어르신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앉을 수 있는 의자입니다.

왜 어르신들은 무모할 정도로
무단횡단을 계속 하실까?

장수의자를 처음 고안한
남양주경찰서 별내파출소
유창훈 소장의 고민이었습니다.

2017년 기준, 보행자 사망사고 중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30%를 넘습니다.
남양주시만 놓고 봐도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 비율이 높았지요.
안타까운 것은 그중 대부분이 60세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유창훈 소장은 사고의 위험에 대해서 늘 교육하는데도 불구하고 무단횡단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 의문이었습니다.

우리도 무단횡단을 하면 안 되는 거를 아는데,
무릎하고 허리가 아파서 신호를 기다리기가 힘들어.


한 노인과 대화를 하며 이 이야기를 듣고, 유소장은 횡단보도 부근에 어르신들께서 앉아계실 의자를 만들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장수의자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평소에는 보행에 지장이 되지 않게 접혀 있을 것,
필요시 사용할 수 있을 것, 재질이 튼튼할 것... 등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디자인하고 특허까지 출원합니다.
직접 공장을 찾아다니며 제작을 부탁한 끝에
올해 4월, 남양주 17개 교차로에 60개의 장수의자가 설치됩니다.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이동할 때 어려움이 많았는데,
길거리에 의자를 설치해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파출소까지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하시는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 천안시, 서울시 서대문구, 경기 구리시 등에서도
장수의자를 설치합니다.
서대문구는 교차로 일부에 우선 설치하고,
향후 시민의 기부를 받아 기부자가 희망하는 장소로 확대를 계획 중입니다.
"1인용에서 3인용까지 다양화하고,
의자에 기부자가 원하는 덕담도 담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름에 한 번쯤 들어가봤을 ‘횡단보도 그늘막’.
실제 그늘막 안팎으로 2~4도 정도 온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여름이면 어느 동네나 흔하게 설치돼 있는
이 그늘막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요?
이 그늘막을 처음 제안한 이는
동작구청의 한 공무원,
문충실 전 동작구청장이었습니다.

하루는 횡단보도에서 주민들이 땡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땡볕을 가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동주민센터에 비치된 행사용 텐트가 떠올랐어요.
창고에 있는 텐트를 활용해 그늘막을 만들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2013년 여름 동작구가 처음으로 그늘막을 선보였고,
그 이후로 다른 구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폭염 그늘막’이 도로법 2조에 따른
‘도로 부속 시설물’로 지정됩니다.
도로 휴게소와 같은 시민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허가 시설물’이 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늘막은 점점 진화합니다.
처음엔 천막 형태가 많았다면
점점 그늘을 잘 가릴 수 있는 파라솔 형태로 바뀝니다.
물안개를 내뿜는 ‘쿨링포그 시스템’의 그늘막,
폭이 좁은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미니 그늘막,
바람 세기와 기온에 따라 자동적으로 접히거나 펴지는
‘스마트 그늘막’ 등도 등장합니다.

“하나의 발명은 전 인류의 행복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의 발명이 의미있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서 계속 진화해 나가며
우리 생활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게 있다면, 발명에 도전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