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PA INSIDE
INTERVIEW
TECH
PRODUCT
STORY
EVENT
KIPA INSIDE
INTERVIEW
TECH
PRODUCT
STORY
EVENT
닫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TECH TREND

앱으로 약물중독 및 우울증 치료!

약 말고
VR 처방 받으세요~

# VR치료기기
# 디지털치료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지 않아도 병을 치료하고 관리할 길이 열렸다.
그 방법은 바로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다.
디지털 치료제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나 가상현실(VR) 같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 기술을 말한다.


중독 치료용 앱 FDA 품목 허가받아

최근 디지털 신약으로 불리며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아니다. 일반 약처럼 보건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몸에 직접 들어가 생물·화학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에게 효능이 있으며, 완전히 새로운 치료법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 증강 및 가상현실(AR/VR)이 접목된 의료기술 관련 특허출원은 총 277건이 출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2012년~2017년) 연평균 특허출원 증가율은 49.4%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 가운데 환자의 재활치료에 관련된 출원(81건)이 가장 많았다. 그 밖에 의료인 훈련에 관련된 출원(45건), 수술(38건), 건강관리(36건), 진단(32건) 분야 등이 뒤를 이었다.


디지털 치료제는 주로 앱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를 돕는 방식을 이용한다. 2017년 9월 미국 디지털 헬스 기업 페어테라퓨틱스는 중독 치료용 앱 ‘리셋(reSET)’을 개발했다. 리셋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 허가까지 받았다. 치료 과정은 이렇다. 의사가 알코올이나 약물중독 환자에게 이 앱을 처방한다. 환자는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약물 사용 여부 등을 입력한다. 환자는 앱을 통해 충동에 대한 대처법을 훈련받는다. 12주(90일)간 치료 과정이 이어진다.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임상시험에서 리셋을 사용한 환자군에서 금욕을 유지한 비율이 40.3%로, 사용하지 않은 환자 17.6%에 비해 높았다. 앱이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드 중독을 치료하는 앱 리셋오(reSET-O)도 지난해 말 FDA의 허가를 받았다. 페어테라퓨틱스는 최근 불면증과 우울증 치료 앱도 개발하고 있다.


VR이나 게임,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일본 오츠카제약과 미국 프로테우스디지털헬스는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를 개발해 2017년 11월 미 FDA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조현병 치료용 알약에 센서를 넣은 형태이다. 환자가 약을 먹으면 센서가 위산에 반응해 스마트폰에 신호를 보낸다. 약을 제때 정량 복용하도록 유도해 치료 효과를 높여준다. 미국 아킬리인터랙티브랩은 소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용 비디오 게임인 'AKL-T01'을 개발했다. ADHD 환자가 아이패드로 외계인을 조종하는 비디오게임을 하면, 특정 신경회로에 자극이 가해져 치료가 된다.



의사 출신, 디지털 치료제 개발 나서

디지털 치료제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현재 전 세계에서 디지털 치료제 개발 업체가 30여 개 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7억3000만 달러(약 2조 원)에서 연평균 20%씩 성장해 2025년에는 86억7000만 달러(약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신약 개발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평균 1조 원이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이 든다. 전임상시험(동물시험)부터 임상 1~3상 시험까지 거쳐야 하고 단계마다 실패 확률도 높다. 제품이 나오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린다. 반면 디지털 치료제는 개발 비용이 신약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전임상시험이 필요 없고 임상시험 기간도 통상 1~2년으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독성과 부작용이 없어 기존 신약 개발 임상시험보다 안전하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시작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바이오벤처 뉴냅스의 시각 장애 치료 프로그램 ‘뉴냅비전’의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뉴냅비전은 눈이나 시신경은 문제가 없지만, 뇌의 시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다쳐 사물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치료 원리는 VR로 새로운 자극을 반복적으로 가해 뇌의 다른 부분에서 시각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발달시키는 것이다.


웰트는 근감소증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근감소증은 치료제가 따로 없어 운동과 식이 조절을 통해 질병을 관리해야 한다. 회사가 개발한 앱은 환자의 평소 관리 상태를 파악하고 개인 맞춤형 운동을 제안한다. 또 하이는 치매를 예방하는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 ‘새미’를 출시했다.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계산, 언어, 집중력 훈련을 한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암 생존자 건강 상태를 측정해 관리를 돕는 소프트웨어 ‘에필 케어M’과 호흡기질환자의 재활을 돕는 ‘숨튼’ 등을 개발했다.


글. 조선일보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 산업2부 기자로 과학/바이오를 주제로 한 다양한 기사를 작성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