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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트렌드

슬기로운 원격근무생활

글. 이상일(디지털데일리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영상회의,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100명과 함께 통화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했다.
이처럼 포스트19 이후 원격근무생활이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알아본다.


# 포스트코로나
# 원격근무
# 언택트오피스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의 말은 냉정하면서도 은유로 넘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작된 새로운 생활양식 및 기업 활동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과거의 관습이나 규범이 적용될 여지가 줄어든 반면 앞으로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상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재택근무·분산근무·순환근무 등 그동안 제도적으로는 있었지만 실제 생소하거나 기업에서 적용하지 못했던 근무 형태가 일반화되고 있다. 짧게는 1주에서 길게는 2달여간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기업 대응은 외부 환경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전개됐지만 결과적으로 다양한 업무 환경을 실험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했다.

결국 기업은 2달여간의 재택·분산·순환 근무 등에 대한 자의 반 타의 반의 실험을 통해 새로운 근무 방식이 적용 가능한 업무와 그렇지 못한 업무, 부서 차원의 대응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나 그렇지 못한 부분을 체험을 통해 자각하게 됐다.

효율성을 따지는 기업 입장에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업무방식에 대한 검증 및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준비작업 핵심에는 ‘언택트’로 일컬어지는 비대면 시대에 대한 자사 서비스 및 상품의 재배치 및 혁신과 함께 ‘자동화’가 자리잡고 있다.


언택트를 위한 자동화 도입
글로벌 회계 컨설팅 법인 EY한영이 공개한 ‘자본 신뢰 지수(Capital Confidence Barometer, CCB)’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900여 명의 C레벨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73%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와 소비 감소로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진들은 기업의 기존 운영 모델을 재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지에서 경제적 활동이 둔화됨에 따라 공급망의 취약성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은 ‘현재 공급망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41%는 ‘자동화 도입의 속도를 높이는 데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공급망은 온라인 시대를 맞아 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우한에서의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이 마비됐을 때 전 세계 제조업체들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났다. 결국 특정 국가에 제조시설이 몰리게 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제조공장을 이원화하거나 비상시 대체 제조업체를 수급하는 등의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동화’ 역시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최대 관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화는 ▲제조공정의 자동화와 ▲업무 프로세스의 자동화로 크게 나뉘는데 전자의 자동화는 데이터 기반 기업 혁신의 정점으로 일컬어지는 ‘스마트 공장’으로, 후자의 자동화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중심에 놓고 있다. 양쪽 모두 사람의 손을 최소화하는 한편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한편 디지털 교육을 통한 디지털 시대의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


기업 업무 방식의 변화
코로나19는 기업의 핵심 솔루션의 판도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전까지 기업 핵심 시스템이라고 하면 전사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등이 꼽혔다. 하지만 이제는 업무하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이를 지원하는 솔루션에 기업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발표한 ‘코로나19로 가속화될 디지털 워크 및 기업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원격근무와 재택근무 도입이 확산됨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화상회의 서비스 ‘웹엑스’, ‘줌’과 같은 협업 툴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토스트 워크플레이스(NHN), 라인웍스(웍스모바일), 잔디(토스랩)와 같은 협업 툴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VPN(가상사설네트워크)과 같은 네트워크 인프라 사용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농협생명의 경우 가상데스크탑(VDI) 구성을 통해 재택근무에 빠르게 대응했다. 농협생명은 금융사에 필수적인 망분리와 관련해 2016년 업무망 가상화를 구현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윈도10 업그레이드를 완료하여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분리 사업장이나 재택근무가 필요할 때 즉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마련돼 있었다. 농협생명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자 분리사업장을 본사 2동 건물 중 한 동에 마련하고 30여명의 IT지원 인력을 바로 분리시켰다. 또한 재택근무 수행 시 직원들을 위해 ‘SSL VPN’을 적용해 재택에서도 사무실과 같은 환경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보고서는 “사람과 장소, 기술의 혁신을 통한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 EX)이 우수한 기업은 이에 상응하는 높은 이익을 창출한다.”며, 직원을 고려한 디지털 워크로 협업 툴과 디지털 기술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실제 기업들은 코로나19 이후 기업 비즈니스 연속성(BCP) 확보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준비를 위해서는 클라우드와 메신저, 화상회의 솔루션 등 원격근무에 필요한 협업 툴 소프트웨어 설치가 필수적이며, 암호화 솔루션과 방화벽 등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도입도 고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요 IT업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중요한 마케팅 키워드가 삼고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IT기업들은 언택트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키워드이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적 솔루션들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의 혁신과 디지털 사업모델 창출 지원에 나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원을 일터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조직의 신중한 계획 및 실행, 민첩성이 필요하다. IT, HR, 경영 지원, 법무팀 등 기업 전반의 관련 팀은 직장으로 복귀하는 직원은 물론 계속 재택으로 근무하는 직원 모두가 안전하고 생산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워크플로우 문제가 발생한다. 즉 기능이나 업무 간 복잡하게 교차하는 워크플로우야말로 직원들이 어디서든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돕는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워크플로우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퇴장했던 솔루션들도 언택트를 계기로 다시 부활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에 필요에 따른
IT 기술의 진화
앞으로의 숙제는 이러한 사회 환경적 변화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IT가 얼마만큼 뒷받침할 수 있느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IT시장은 IT기업이 이끌면 시장이 따라오는 형태였는데 이제는 기업(수요자)의 필요에 따라 IT가 진화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삶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필수적이다. 그동안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수동적이었던 기업, 그리고 현업에서도 어떻게 하면 안전과 효율을 만족시키며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대가 왔다. 일단 재택·순환·분산근무에 대한 사회 및 기업의 인식은 한 단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눈치를 보며 신청해야 했던 재택근무 등에 대해 이제는 기업은 물론 개인도 당당하게 신청하고 받아들여지는 것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기업 비즈니스 연속성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이전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업무 형태 다양화를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