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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 - 우수사례

국내 최초 ‘나이변환 및 얼굴인식 3D 몽타주’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로봇연구소 김익재 소장


최근 한 가족이 실종됐던 아들을 38년 만에 찾아 상봉하는 일이 있었다. 실종아동의 현재 모습을 재현한
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바로 ‘나이변환 및 얼굴인식 3D 몽타주’(이하 3D 몽타주) 기술이 그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AI·로봇연구소 김익재 소장은 팀원들과 수년간의 연구 끝에
해당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올해 발명의 날 기념식 석탑 산업훈장 포상 이후
더 큰 사명감으로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는 김익재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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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몽타주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다
프랑스어인 몽타주(montage)는 원래 조립한다는 뜻으로 영화나 사진 편집의 한 방법이다. 따로따로 촬영한 화면을 적절하게 붙여서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것인데, 흔히 범죄 수사에서 목격자의 증언을 모아 용의자의 얼굴을 구성한 것을 몽타주라고 부른다.

기존의 몽타주 시스템은 유일한 단서가 되는 목격자의 진술이 부족하거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렸거나, 정면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등의 요소에 의해 정확한 묘사가 어려운 기술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기술이 바로 김익재 소장이 개발한 ‘나이변환 및 얼굴인식 3D 몽타주’다.

“본 기술연구는 경찰청이 요청한 연구과제로 2011년 처음 시작해 10년 차에 접어들고 있는 연구입니다. 2014년 6월에 1차 결과로 기술을 개발을 완료했고요. 그렇지만 어떤 제품이나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이 나오지 않고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 나가듯이, 저희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 김익재 소장이 팀원과 논의하고 있다. CCTV를 통해 확보한 사진으로 몽타주를 생성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눈, 코, 입 등의 얼굴 부분에 대해 목격자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전체적인 인상만 기억하면 몽타주를 생성할 수 있다. 자식이 부모를 닮는다는 생물체의 원리를 적용한 ‘유전자 알고리즘’을 통해 목격자가 선택한 인상의 후보를 조합해 몽타주를 제작 가능한 것이다.

또한, 얼굴의 인상이 자동으로 변환되는 ‘자동 인상변환 기술’도 적용된다. 기존에는 목격자가 ‘몽타주보다 더 무섭게 생겼다’라고 변경을 요청할 경우, ‘무섭게 생겼다’라는 것에 대한 주관적 견해로 인해 몽타주 제작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었다. 그러나 ‘자동 인상변환 기술’을 통해서는 더욱 빠르게 목격자가 원하는 수준의 인상으로 변경할 수 있다.

“실종아동을 찾는 데 일조한 ‘나이변환 기술’은 한국인의 얼굴 표본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연령대별로 얼굴을 분석해 나이에 따른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통계적 모델을 생성하고, 이에 따라 주어진 얼굴 사진에서 나이를 입력하면 나이에 따른 얼굴로 바뀌는 기술입니다.”


▲ 김익재 소장이 나이변환 3D 몽타주 화면을 보고 팀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 프로그램에 나이를 설정하면 나이에 따른 얼굴 변화가 나타난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에 기여
실제 범죄 용의자 수색과 실종아동 찾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3D 몽타주 기술. 하지만 연구 시작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제약으로 초반부터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바로 2011년 하반기에 발의된 개인정보 보호법이 그것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 특성상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수적인데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인해 데이터 확보에 많은 시간과 예산을 들여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의해 빅데이터 활용에 제약이 많습니다. 민감한 정보들은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다소 과도하게 적용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최근에는 정부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업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주는 추세입니다. 앞으로도 데이터 확보에 대한 부분이 개선되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세계 기술과 발맞춰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3D 몽타주 기술은 분단된 우리나라의 아픔을 위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에는 이산가족 특별사진전 <마지막 소원>이 진행됐다. 70년 전 헤어졌던 가족의 현재 모습을 복원해 사진으로 전시한 것이다. 사진으로나마 헤어졌던 가족과 함께한 이산가족들과 이를 보는 관람객들 모두 큰 감동하는 시간이었다.

또한, 올해 초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출품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미국 ‘NCMEC’라는 실종아동 전문기관에서는 장기실종아동을 찾기 위해 현재 모습을 대부분 직접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함께 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혀왔다고 한다.

모든 발명은
작은 아이디에서부터
이렇듯 사회 많은 분야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3D 몽타주 기술. 김익재 소장은 3D 몽타주 기술 외에도 ‘질감이 표현되는 카메라 기술’, ‘얼굴의 방향과 표정을 바꿀 수 있는 기술’ 등 수많은 특허를 냈다고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발명에 마음을 쏟는 김익재 소장의 열정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김익재 소장은 ‘불편함을 지나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습관’이라고 대답했다.

“평소 불편한 것을 그냥 지나지지 않고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식사하거나 산책하는 시간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부담 없이 의견을 내는 그 자유로운 시간이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보니 제가 생각하지 못하던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그러면 ‘어, 가능하겠는데?’가 되는 거죠. 그렇게 하나씩 의견을 모으고 연구하면 특허를 낼 수 있는 기술로 구체화가 됩니다.”



김익재 소장은 발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함께했을 때 그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함께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영상미디어연구단 시각지능연구그룹 팀원들의 협력이 있어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김익재 소장. 미래의 발명왕을 꿈꾸며 발명과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이들에게 김익재 소장은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저는 어떤 시도를 할 때 처음부터 그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합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누가 시도를 하겠습니까? 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시도도 할 수 있고, 시도하다 보면 결국에 가능한 것이 되거든요. 그렇기에 사람들이 제시한 어떤 아이디어라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설사 ‘이런 것도 도움이 될까?’ 생각되는 작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그 당시에 쓰이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도움이 되거든요. 모든 새로운 발명은 그 작은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작은 아이디어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