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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 IP트렌드

감정을 연결하는 이모지 기술

글. 임재완 칼럼니스트(글로벌 테크 전문 웹사이트 ‘테크니들’ 편집장)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로 스크린 너머 상대방의 표정과 목소리 없이 텍스트로만 소통하는 상황에서 이모지는
다양한 의미를 표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새로운 글로벌 언어로 대두되는 이모지와 관련하여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 글로벌기업
# 이모지
# 특허기술
▲ 이미지 : 이모지 (출처 : getemoji.com)
이모지란?
감정을 표현하는 유니코드의 그림 문자 처리 기술인 이모지(emoji). 텍스트(아스키 문자)의 조합으로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emoticon), 예를 들면 ‘콜론, 대시, 괄호’ 같은 기호로 기쁨이나 슬픔을 표현한 :-)이나 :-( 같은 것이 이모티콘이다. 이에 반해 이모지는 이미지로 감정을 표현한다. 이모지는 일본어 ‘그림(絵, 에[え])’과 ‘문자(文字, 모지[もじ])’의 합성어로, 1999년 일본 통신사 NTT 토코모의 개발자 구리타 시게타카가 내수용으로 처음 개발했다. 일본 휴대폰 전용 문자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휴대폰이나 웹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애플과 구글 등이 이모지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확산됐다.

글자 대신 이모지로 소통하는 시대
이모지는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글로 충족되지 못했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었다. 글로는 전하기 힘든 감정과 상황을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보조적인 수단이었으나, SNS 등에서 이모지의 활용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글자보다 이모지로 대체한 의사소통이 더 많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15년 영국 옥스퍼드사전 편찬위원회가 뽑은 올해의 단어가 이모지였다. 정확히는 ‘Face with Tears of Joy(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 그림)’ 이다. 이 이모지는 2019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이모지로 조사됐다. 이모지만으로 만든 그림책이 출간되며, ‘이모지 번역가’라는 직업까지 생겼다. 짧고 빠른 의사소통이 주가 되는 시대에 국가와 연령 등에 상관없이 표현의 미묘한 뉘앙스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이모지는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애플, 삼성,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모지를 통해 이용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 이모지 특허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 이미지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이모지 ‘Face with Tears of Joy’의 여러 회사별 이모지 (출처 : emojipedia.org)

애플 기기 사용자를 위한 애니모지와 미모지
애플의 애니모지(Animoji)와 미모지(Memoji)는 사용자의 얼굴 표정과 음성을 포착해 움직이는 3D 이모지로 구현한 최신 기술이다. 2017년 9월 공개된 애니모지는 움직이는(animated) 이모지라는 뜻으로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 시스템과 페이스 아이디(Face ID) 기술로 사용자의 이목구비를 캡처한다.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은 아이폰X 모델과 iOS11 버전 이후부터 적용된 애플의 새로운 전면 카메라 시스템으로 3만 개 이상의 적외선 점을 사용자 얼굴에 쏴서 이를 판독해 얼굴 모양새를 모델링한다. 애니모지는 이렇게 3만 개가 넘는 점의 분포로 파악한 사용자 얼굴 정보와 음성이 결합된 움직이는 입체 이모지다. 애플의 특허 출원서에 따르면 다음 그림과 같이 사용자의 얼굴 판독과 애니모지 생성이 이뤄진다.
▲ 이미지 : 애플의 애니모지 생성 기술 (출처 : 애플, 특허 출원서)
2018년 iOS 12 버전과 함께 공개된 미모지(미모티콘)는 애니모지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기술로 이른바 애니모지의 개인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모지가 이미 제작된 디자인 세트에 사용자 표정을 입힌 것에 불과한 반면, 미모지는 사용자 자신이 헤어 스타일부터 피부색, 눈썹 모양 등 이목구비 요소를 하나씩 세부적으로 골라 디자인할 수 있다. 따라서 미모지는 사용자의 얼굴 표정과 말하는 모습을 3D로 최대한 실감나게 구현하는 가장 발전된 이모지라고 할 수 있다. iOS 13 버전부터는 트루뎁스 기능이 없는 아이폰 X 이전 모델들에서도 미모지를 만들 수 있게 되었으나 움직임 없이 정지된 모습이라는 한계가 있다.

삼성의 AR 이모지
애플에 애니모지와 미모지가 있다면 삼성에는 AR 이모지가 있다. 애플의 미모지는 미리 제작된 얼굴 형상과 이목구비의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사용자가 임의로 이모지로 꾸민 다음 3D로 이목구비의 움직임을 이모지에 덧입히는 방식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실사 얼굴 형상을 이모지로 구현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삼성의 AR 이모지는 사진으로 촬영한 사용자의 실제 이목구비와 얼굴 형태를 바탕으로 그에 가장 가까운 3D 이모지를 보여준다. 사용자는 여기에 디테일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이모지를 제작하게 된다. 두 회사의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3D 형태로 움직이는 이모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디테일과 구현 방식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이모지 구현 기술은 2016년 4월 공개된 삼성의 <HYBRID VISUAL COMMUNICATION> 특허 출원서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 출원서에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화상 통화를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이 명시되어 있다. 첫 번째 문제는 화상 통화 시 고용량의 비디오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높은 대역폭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 문제는 보통 화상 통화를 할 때 대화를 건네는 상대방의 눈을 직접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두 사람이 대면해서 대화를 할 때는 자연스럽게 서로 눈을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에서는 전면 카메라가 화면 중심이 아닌 화면 상단에 있기 때문에 대화 당사자들끼리 눈을 응시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하기가 어렵다. 세 번째 문제는 기존의 아바타가 사용자의 실제 감정이나 얼굴 표정을 사실적으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삼성은 아래 그림과 같이 사용자의 얼굴 외형과 이목구비를 최대한 실사에 가깝게 모델링 한 후 이모지로 만들어, 사용자끼리 눈을 마주한 채 감정을 있는 그대로 주고 받으며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 이미지 : 삼성의 이모지 구현 기술 (출처 : 삼성, <HYBRID VISUAL COMMUNICATION> 특허 출원서)

페이스북의 감정 변환 이모지
애플이 기기 측면에서 자체 이모지 기술에 집중을 했다면, 페이스북은 포스팅을 작성하는 사용자의 감정 전달과 콘텐츠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모지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5월 공개된 페이스북의 <SYSTEMS AND METHODS FOR DYNAMICALLY GENERATING EMOJIS BASED ON IMAGE ANALYSIS OF FACIAL FEATURES> 라는 제목의 특허 출원서에 따르면 페이스북 사용자는 포스팅을 올릴 때 사용자 스스로 마음에 드는 이모지를 직접 고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이 주목한 문제점은 사용자가 이모지를 고르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고, 실제 자신의 감정과는 다른 의미의 이모지를 고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령 행복하다라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사용자가 이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지를 골라야 해당 포스팅을 보는 다른 사용자들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텐데, 행복하다라는 의미 대신 다른 의미의 이모지를 선택할 오류가 상존한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감정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다음 그림처럼 셀카와 같은 사용자가 입력한 이미지 정보를 이모지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얼굴 표정뿐 아니라 손 모양 같은 제스처도 같이 캡처해 이모지 변환에 활용한다.
▲ 이미지 : 페이스북의 이모지 변환 기술 (출처 : 페이스북, <SYSTEMS AND METHODS FOR DYNAMICALLY GENERATING EMOJIS BASED ON IMAGE ANALYSIS OF FACIAL FEATURES> 특허 출원서)

현실에서의 감정 교류 방식을 모바일에서도 구현
이상,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세 글로벌 기업들의 이모지에 대해 살펴봤다. 디테일한 부분들은 각 기술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포착해 현실에서의 감정 교류 방식을 모바일에서도 충실하게 구현하려는 목적을 파악할 수 있었다. 비록 아직은 3D 애니메이션 형태지만 모바일 네트워크와 안면 모델링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어떤 형태의 이모지가 또 등장할지 기대된다.